채영이가 4살이 되던 해 2020년 겨울 마당냥이 코점이가 낳은 새끼인 채린이를 우리 집 막내딸로 입양했다. 겁이 너무 많고 사람을 무서워해서 친해지기까지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고, 사실 지금도 발톱 한번 깎으려면 방을 수십 바퀴 돌아야 한다. 사람을 무서워하는 고양이들은 같은 고양이들과는 무척 잘 지내는 경향이 있다. 채린이 역시 오빠인 채영이와는 사이가 무척 좋아서, 서로 그루밍도 해주고, 채린이가 무서워서 우우웅 소리를 내면 채영이가 호다닥 달려와서 채린이를 안심 시켜준다. 그리고 채영이가 자고 있으면 채린이가 거의 채영이를 눌러버리듯 누워서 채영이 뱃살에 꾹꾹이를 하는데, 신기한 건 채영이는 짜증 한번 안 내고 그 모든 걸 다 받아주는 착한 오빠이다.채린이를 베개로 사용 중인 채영이의도하지 않았을..
2002년생 월드컵둥이 우리집 둘째 가지오빠는 올해로 22살이 되었다. 15살때만해도 나이가 너무 많다며 걱정했는데, 그 이후로 7년이 흘렀다. 지금도 나이에 비해서는 건강한 편이지만, 점점 활동량이 줄어들면서 근육이 많이 빠졌다. 애기때는 너무 안울어서 말을 못하는게 아닐까 걱정했었는데, 작년부터는 계속 울어서 목소리가 다 쉴 지경이 되었다. 노묘에 대해 찾아보니 큰소리로 우는 것이 치매의 한 증상이라는 글을 본 후로 혹시 치매일까 걱정도 되었다. 눈물과 눈곱, 콧물과 변비, 크게 우는 것 까지 증상이 많아 병원에 데려갔다. 가지오빠는 17살 이후로 1년에 3-4번씩 병원에가서 검진을 받는데, 이번에는 5개월만의 방문이었다. 아침밥 주는 줄 알고 나왔다가 케이지에 잡혀 화가 많이 난 가지오빠 어느 순간..
가깝고도 먼 우리집 막내딸 아니고 망내딸(망나니 딸) 채린이. 이번 설날 연휴에 고향에 다녀왔더니 그 사이에 또 내 얼굴을 잊었는지, 누구세요? 라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는 귀여운 망내딸이다. 우리가 2020년부터 같이 살았는데..... 이하 생략. 하지만 어렸을때부터 남다른 미모를 자랑하는 탓에 누가 데려갈새라 내가 얼른 납치를 해버렸는데, 4살이 된 지금도 여전히 아름다운 미모를 자랑하고 있다. 조상 중에 장모 페르시안 고양이가 있었는데, 그 유전자 덕분인지 김녕치즈마을에 있는 고양이들은 일반 코리안 숏헤어인 한국고양이와는 조금 다른 모질을 가지고 있다. 유독 풍성하고 부드러운 모질은 기본이고, 대를 거쳐 한번씩 털이 긴 장모 고양이가 태어났던 것이다. 채린이는 장모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단모도 아닌 ..
카페에 나와 함께 출근하는 고양이 채영이. 원형 스크래처 방석을 놔주다가 너무 좁은 것 같아서 1미터가 넘는 길다란 스크래처 방석으로 교체를 해주었다. 몸을 쭈욱 펴고 한동안 편안하게 잘 사용했는데, 종이 스크래처이다보니 먼지도 많고 너덜너덜해져서 검색 끝에 폭신폭신한 꾹꾹이를 부르는 방석을 주문했다. 종이스크래처에 담요를 깔아줬었는데 이제 그만 보내줘야할 때가 되었다. 처음에는 폭신한 방석에 낯을 가리나 싶더니, 보들보들 부드러운 촉감에 일단 식빵자세를 취하는 채영이. 이때다싶어 턱밑을 만져주며 좋은 기분을 끌어올렸다. 그리고 잠시 후, 방석에 착 붙어서 하나가 되어버린 채영이. 너무 푹신한걸 싫어하는 아이들도 있다던데, 후기를 보니 이 방석을 만나고 생전 처음으로 꾹꾹이를 했다는 고양이들이 많은것 같..
11월 중순만해도 반팔만 입고 다녀도 될 정도로 더운 날이 이어지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 제주도에는 매서운 칼바람이 불고 있다. 일교차가 이렇게 심하면 사람도 그렇지만 길 위의 동물들도 면역력이 떨어져 눈물 콧물을 흘리게 된다. 따뜻한 집에서 사는 우리 집 막내 고양이도 최근에 방광염에 걸려서 병원에 다녀왔는데, 환절기에 방광염에 걸리는 고양이들이 특히나 많으니 주의 해야한다. 따뜻한 집 고양이도 약해지는 계절인데, 길 위의 동물들은 오죽할까. 아무리 환경에 적응을 잘한다고는 하지만 추위는 그렇게 만만히 볼 수 있는게 아닌 것 같다. 미리부터 유리병에 따뜻한 물을 담아서 마당 고양이들이 잠자는 박스 안에 넣어주고 있었지만 그래도 겨울을 잘 보낼 수 있을까 걱정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는다. 바람이 없고 햇..
올 여름부터 펫로스를 겪은 사람들이 모여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다. 할 수 있을까 걱정되는 마음에 많이 망설였지만, 책이 나오고 전시까지 하게 된 지금은 무척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결과물 뿐만 아니라 나의 경험에 대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과정에서 많은 위로를 받았고, 덕분에 많은 치유가 되었다. 7명의 작가의 이야기를 한권으로 묶어 '무지개다리 안내소'라는 책을 출간하였고, 원화 전시는 우리 카페인 '브릭스제주'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전시는 2023년 11월 7일(화) ~ 19일(일)까지이고, 15,000원 이상 후원하면 '무지개다리 안내소'책자를 증정하고 있다. 후원금은 전액 제주도내 동물보호단체에 기부된다. 그리고 이 전시를 도와주는 존재가 있는데, 바로 나와 함께 카페에 출근하는 고양..
제주 펫페어에 갔다가 국내생산하는 원단이 좋은 반려동물 옷 파는 곳을 발견했다. 보통 중국 공장에서 떼오는 옷을 많이들 판매하는데, 이 곳은 원단이 달라보여서 물어봤더니 부모님께서 반려동물 옷을 직접 생산한다고 하셨다. 아침저녁으로 쌀쌀해진 날씨에 추위를 많이 타는 고양이들 옷을 하나씩 장만해주기로 했다. 채영이는 아무 옷이나 잘 입으니까 도톰하고 디자인이 예쁜걸로 고르고, 가지오빠는 소매가 없는 연보라색 조끼 니트로 골랐다.진한 노란색 패딩을 입은 채영이. 소매가 조금 내려오지만 소매 있는 옷도 잘 입는 고양이라 신경쓰지 않고 잘 입어준다. 안감은 보들보들 따뜻한 털이 있어서, 입혀놓고 몇분 후에 만져봤더니 따뜻함이 잘 유지되고 있었다.어쩜 모델처럼 아무 옷이나 입혀놔도 이렇게 찰떡같이 소화를 하는지,..